위기를 기회로, 1990년 대 삐삐를 만들던 회사가 지금 더 잘 나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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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소형 호출기 '삐삐'의 탄생과 쇠락

1990년 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손바닥보다 작은 전자기기인 '삐삐'를 단연 기억할 것이다.

삐삐는 당시 가장 핫한 소통수단이었고, 사람들은 이 삐삐를 통해 문자가 아닌 숫자로 간단한 원거리 소통을 주고 받았다. 예를 들어, 숫자 8282는 "빨리빨리"를 의미하는데 이는 "보는 즉시 전화해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피쳐폰과 같은 초기 모델의 휴대전화가 등장하면서 삐삐는 빠르게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렇다면 그 많던 삐삐 회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대부분 회사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어갔겠지만, 꼭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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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텍 공식 온라인 스토어

(주)리텍은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것이 무엇지에대해 항상 고민하고 최고의 진동벨로 보답하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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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진동벨로 탈바꿈한 삐삐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주식회사 리텍''은 대한민국 단거리 무선통신기기 1위 제조기업으로, 이 회사는 과거 '삐삐'를 만들던 회사였다. 시티폰 등 휴대전화의 등장 이후, 페이저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됨에 따라 주력 생산품이었던 삐삐가 몰락하던 그 때 이 회사는 삐삐에 사용된 단거리 무선 통신기술을 응용하여 새로운 시장기회를 찾았다.

 

벼랑 끝에 선 회사를 기적적으로 살릴 뿐만 아니라, 현재는 국내 1위 및 해외 수출까지 가능케했던, 전설의 제품은 바로 '카페 진동벨'이었다.

 

 

삐삐 기술이 도입된 카페 진동벨

1900년 대 후반 미국 내 레스토랑에서는 가게 밖에서 대기하는 웨이팅 손님을 부르는 용도로 진동벨을 이미 널리 활용하고 있었다. 당시 미국을 방문한 대표는 이러한 미국의 외식 문화를 보고 '우리가 가진 삐삐 기술력으로 한번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얻는다.

 

삐삐와 진동벨은 단거리 무선통신이라는 기술 원리가 거의 같았기 때문에 회사는 빠르게 R&D를 통해 시제품을 제작했고, 2002년 국내 최초로 진동벨 개발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미 진동벨에 익숙했던 미국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었고,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등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진동벨은 오히려 미국시장에 진출한 뒤, 뒤늦게 한국시장으로 들어왔다. 미국 외식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한국지점 회장님이 미국 본사에 방문했는데, 그 때 처음으로 리텍의 진동벨을 접했다고 한다. 그 편리함에 놀란 회장님은 진동벨에 대해 물었고, Made in Korea 제품임을 알아차린 후, 바로 국내 매장에 도입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리텍의 진동벨은 국내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 가장 먼저 납품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입했다. 그리고 때마침 2000년 대 중반 국내에 카페문화가 흥행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카페 프랜차이즈들이 카페 내 음료 셀프 픽업을 위한 직원과 손님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진동벨을 통해 국내에 '셀프문화'가 생겨난 것인데, 이 제품이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당시 코엑스에서 열린 '카페 쇼'라는 카페 박람회에서 진동벨 전시 부스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고 한다.

 

삐삐 기술의 진화와 향후 도전 과제

현재 진동벨을 주력으로 해서 100억 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리텍은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강소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물론 2019년 약 8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코로나 이후 꾸준히 영업적자를 보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다. 또한 키오스크, 모바일 웨이팅 앱과 같은 대체제가 등장하면서 또 다른 도전에 부딪힐지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개당 5만원 정도 할 만큼 비싼 진동벨 가격에도 불구하고 값싼 중국산 대신 리텍의 진동벨을 선택하는 이유가 고장이 나지 않고 단단하며 확실한 통신기술을 구현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이, 광고를 붙일 수 있는 bar형부터 원형 그리고 각종 모양으로 커스터마이징까지 가능케하며 소비자의 니즈를 즉각적으로 반영한 진동벨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각종 산업과 직업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단거리 무선기기를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고 한다.

 

급격한 시장의 변화 속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상품화에 성공하여, 유연한 체제 전환을 이끈 진동벨 회사, 스스로 증명해낸 저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또 맞닥드릴 도전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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